복음화 산실, 지금 우리 교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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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4. 10발행 [1112호]
 
[복음화 산실, 지금 우리 교구는] 대전교구, 어르신사목 활성화에 나서다

하느님 안에서 지혜로워지는 노년…시니어 아카데미 개설해 복사자 양성

   2008년 대전교구는 교구 설정 60주년을 마무리하며 '말씀을 증거하는 삶으로 친교의 교회' 건설에 들어갔다. 5개년 계획이 세워졌고, 세 해째 소공동체 봉사자 교육과 순교자 영성 교육, 선교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앞선 3개년이 교구 전 신자들을 위한 교육에 집중돼 있다면, 2012년은 어르신에, 2013년은 청소년에 각각 사목 초점이 맞춰 있다. 이 가운데 어르신 사목를 위해 2009년 1월 교구에 노인사목부(전담 한동성 신부)가 설립됐다. 이제 교구 노인사목부는 2012년 '교구 노인의 해'를 준비하며 어르신사목을 위한 사목적 비전을 세우고 있다. 그 현장으로 들어간다.


▲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에 나오는 어르신들이 전통 공연으로 흥겨운 신명 한마당을 연출하고 있다.
 

 #사례1 : 주부 방경희(레지나, 56, 천안 봉명동본당)씨는 요즘 들어 노년기 삶을 어떻게 보낼지 확신이 생겼다.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를 통해서다. 노후를 앞두고 막연한 불안에 시달리던 차에 2009년 9월 주보를 보고 등록, 천안에서 대전을 오가며 시작된 시니어 아카데미 수강은 의존적이고 수혜적인 노년에서 시혜적 입장으로 자신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특히 노래교실 동아리는 노년을 풍요롭게 보내기 위한 단초가 됐다.

 #사례 2 : 전 대전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 오만진(아가비도, 67, 유성 도룡동본당) 전 충남대 교수도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를 통해 노년과 봉사의 삶에 대해 새롭게 돌아보게 됐다고 고백한다. 특히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에 대한 교회의 사목적 배려가 대두됨에 따라 본당별 노인사도직 봉사자 양성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봉사자 양성을 도맡고 있는 시니어 아카데미는 이를 위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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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월ㆍ화요일이면 대전교구 유성본당엔 어르신들로 북적댄다.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가 개설되는 날이어서다.

 '하느님 안에서 지혜로워지는 노년'을 일구고자 시니어 아카데미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다들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제2의 인생을 찾는데 '보화와도 같은' 조언이 계속 마음 밭에 뿌려지기에 한눈 팔 새가 없다.

 강의를 통해, 동아리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은 본당 노인사도직단체나 노인대학 전문봉사자로 길러지고 있다. 2009년 9월에 첫 개설돼 현재 교육을 받고 있는 수강생은 1기생 49명, 2기생 43명 등 총 92명이다. 2년 4학기 과정으로, 실습과 현장 체험을 통해 신체적ㆍ지적ㆍ감성적ㆍ영성적 능력을 개발하는데 교구 노인사목부는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가 우선적으로 중점을 두고 있는 건 신체적 능력 확보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없기에 체육활동에 교육 프로그램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년을 위한 건강체조나 게이트볼, 탁구 보급 활동 등이 대표적이다. 체력이 증진됨으로써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하려는 사목적 배려다.

 이를 통해 신체적 능력을 확보한 뒤 문화활동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 그 장은 동아리다.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레크리에이션을 비롯해 세계 미술의 이해, 노래교실, 시니어 로빅, 교육 마술(이상 1기생),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포크댄스, 연극반, 하모니카ㆍ기타반(이상 2기생) 등이 개설돼 노년을 풍요롭게 해준다.

 교구 노인사목부는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를 통해 봉사자를 양성하면서 동시에 노인대학연합회와의 연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최근엔 노인분과장연합회를 결성해 어르신사목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노인대학은 교구 내 125개 본당 가운데 20개 본당밖에 개설돼 있지 않지만, 교구 노인대학연합회는 어르신 사도직을 위한 풀뿌리가 되고 있다. 그만큼 어르신들이 본당에서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단체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해서 교구 노인사목부는 각 본당 노인대학 개설을 돕고자 노인대학 설립 및 운영에 대한 안내서(매뉴얼)를 만들어 보급하고, 이를 위한 본당별 특강도 갖고 있다. 특히 농어촌으로 갈수록 인력이나 재정 자립도가 떨어져 본당 노인대학 설립이 열악한 형편인데 최근 합덕본당에 노인대학이 생겨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2일 노인의 날엔 처음으로 어르신의 날 축제를 마련, 본당 노인대학을 활성화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축제는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맞춰 체육대회와 문화행사로 꾸며졌으며 앞으로 해마다 노인의 날에 마련된다. 어르신들의 탁구ㆍ게이트볼 경기와 노래ㆍ단체율동ㆍ민요ㆍ사물놀이ㆍ악기연주 공연은 특히 노년의 삶에 즐거움을 주는 계기가 됐다.

 교구 노인사목부는 또 노인대학연합회, 노인분과장연합회,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와 함께 곧 교구 노인의 해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이달 중 교구 노인의 해 준비위원장을 뽑고 어르신사목을 위한 장기적 비전을 마련해 나갈 꿈에 부풀어 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 마술반 어르신들이 지난해 9월 2기 입학식에서 6개월간 배운 마술을 시연하고 있다.

   #마술반 동아리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 동아리 중 가장 인기를 모으는 동아리는 역시 마술반이다. 초창기엔 미술반으로 시작했다가 지난해 3월 미술반이 폐지돼 마술반으로 개편된 지 이제 만 1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난해 7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벌써 여러 차례 공연을 가졌을 정도로 어르신들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그 비결이 궁금했다. 마술반 대표를 맡고 있는 김기원(토마스 데 아퀴노, 62) 대전 괴정동본당 노인분과장은 "연극이나 노래와는 달리 그 내용이 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 마술만의 특성이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매력 같다"고 설명했다.

 최광호 대전교육마술연구회장 지도로 이뤄지는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 마술 강의는 기존 마술에 신앙적 의미를 담은 '교육마술'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관객들이 마술을 통해 신앙의 진정한 의미를 성찰하도록 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현재 마술반에서 마술을 배우는 어르신은 모두 8명. 처음엔 11명이었으나 '반복적 연습'을 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진도를 따라잡지 못해 다른 동아리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삼색고리 로프(Rope)나 딜라이트(Delight), 사라지는 손수건(Thumbtip & Silk) 같은 마술을 6개월 이상 꾸준히 체득한 어르신들은 이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할 정도 수준에 이르렀다.

 마술의 매력에 흠뻑 빠진 김영희(스텔라, 54, 대전 탄방동본당)씨는 "어르신들과 교감을 이루고 즐겁게 해드리는데 마술만한 게 없다"며 "사실은 어르신뿐 아니라 어린이, 어른들을 막론하고 모두들 마술을 좋아하기에 늘 기법을 잊지 않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 대전교구 노인사목부 전담 한동성 신부.

   #인터뷰 ; 대전교구 노인사목부 전담 한동성 신부

   "어르신사목은 자기자신의 노후를 준비하는 일이고, 나아가 교회와 사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입니다."

 대전교구 노인사목부 전담 한동성 신부는 지난 2년 여 사목활동을 "제 자신의 미래를 미리 경험하는 것 같았다"고 요약했다. 이어 "젊은이들에 대한 노년교육의 필요성도 절감했다"며 젊은이 노년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싶은 의중도 내비쳤다.

 2008년 8월 한서대에서 '천주교 신자의 노년기 종교성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 신부는 특히 농촌지역 본당 공동체가 고령화되면서 농촌본당 노인대학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운산ㆍ규암본당 주임 시절 노인대학 사목 경험을 되살려 노인대학 설립 및 운영 안내서도 개발 보급하고 노인대학 개설도 돕고 있다.

 장차는 대전 시니어 아카데미 졸업생들을 통해 노년을 위한 건강체조 보급도 구상 중이고, 건강한 노년을 위한 운동도 장려할 계획이다. 더불어 다양한 문화활동과 여가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이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이를 선교의 장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더불어 사별 어르신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마디로 어르신들이 하느님 안에서 보람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도록 하려는 데 사목 초점을 맞춘다.

 지난 2년간 어르신들과 함께한 소감에 대해 한 신부는 "그간 어르신 사목에 쏟은 열정보다 어르신들께 받은 위로와 격려가 더 컸다"며 "어르신들이 주도적으로 시니어 아카데미를 이끌어가도록 해보니 함께하는 즐거움이 배가되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더불어 "일제 강점과 6ㆍ25전쟁이라는 민족적 수난을 겪으며 경제개발을 주도하신 어르신들은 우리 세대보다 훨씬 더 교육에 대한 열정이나 미래에 대한 준비도 열심히 하시고 있다"며 "단지 어르신들께 교육이나 봉사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기에 그 장을 마련해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 신부는 이어 "어르신들을 통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안목과 농익은 인격을 만날 수 있었다"며 "그래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들과 어르신들을 연결시켜 멘토 역할을 하게끔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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