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담교우를 모셔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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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 16발행 [1137호]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새로운 복음화와 냉담교우 회두' 세미나

고해성사 부담이 냉담으로 이어진다.

   외관상 한국교회 신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신앙생활을 쉬고 있는 '무늬만 신자'인 냉담교우도 급격히 늘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교회가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 같은 우려에서 최근 한국교회는 '새로운 복음화'에 관한 관심과 더불어 주교회의와 교구 차원에서 냉담교우 문제를 현안으로 다루기 시작했고, 본당마다 냉담교우 회두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위원장 이병호 주교)와 평화방송ㆍ평화신문 공동 주최로 7일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새로운 복음화와 냉담교우 회두 세미나'는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사목자와 신자들로 빈틈이 없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교회 냉담교우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며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꼼꼼히 살펴보고, 냉담교우 발생을 예방하고 교회에 등을 돌린 냉담교우를 회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대안을 찾는 자리였다.




   냉담교우 문제는 어제, 오늘의 과제가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여러 교구와 연구소에서 냉담교우에 대한 현실 진단과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왜 해결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풀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을까?

월 1회 판공성사 시간 마련 바람직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기화(성 마리아와 열두 사람 공동체 총원장) 신부가 '냉담교우를 위한 영성적 제안'주제발표에서 냉담교우를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영성적 측면의 대안을 제시했다. 김 신부는 서울 세검정본당 주임으로 사목할 당시 '쉬는 신자 0% 운동'을 펼쳐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김 신부는 우선 고해성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려는 노력과, 바빠서 판공성사를 보기 힘든 신자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를 강조했다. 자신의 죄를 사제에게 일일이 고백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한편으로는 반복되는 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신자답게 살지 못했다는 죄의식으로 고해성사를 기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신자들이 많이 몰려 빠른 시간 내에 서둘러 죄목을 나열하고 짧게 보속을 주고 사죄경을 외는 현재의 판공성사 방법으로는 형식적 고해성사가 될 수밖에 없고, 참된 의미의 화해와 내적 치유가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신심이 깊은 신자들도 갈수록 고해성사를 기피하게 되고, 이것이 지속되면 냉담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 신부는 "부활ㆍ성탄 때뿐 아니라 연중 어느 때나 월 1회 정도 판공성사를 실시하고, 특정 요일에는 하루 종일 면담과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고해성사를 볼 수 있도록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신자들이 고해성사에 지나친 부담을 갖지 않도록 그 의미와 중요성을 제대로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불가피하게 주일미사에 참례할 수 없는 신자들이 공소예절이나 복음묵상 등을 통해 주일을 거룩히 지낼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최근 3년 이내 판공성사를 받지 않은 신자'를 냉담교우로 분류하는 현행 교세통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판공성사를 보고도 성사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평소 미사에 잘 참례하고 성당 활동도 잘하면서 여러 이유로 판공성사를 보지 못해 냉담교우로 분류된 신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김 신부는 "2007년 세검정본당 주임으로 사목할 때 '냉담교우 0% 만들기'를 전개하면서 확인한 결과 실제 냉담교우 비율은 17%였으나 통계상 33% 정도까지 부풀려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통계상 냉담 비율 부풀려져

 김 신부는 "교회에 등을 돌리고 돌아올 마음이 없는 진정한 의미의 '냉담교우'는 전체 신자 중 16~20%로 추산된다"며 "이들을 방치할 경우 교회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냉담교우를 예방ㆍ회두하는 사목적 방안으로 △성직자 성화 △기복신앙에서 개인 성화로 인도 △신자들 간 갈등 해소 △금전 문제 부담 해소를 제안했다. 김 신부는 특히 "냉담교우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성직ㆍ수도자들이 모범적 삶을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사제들 먼저 개인 성화에 힘쓰는 한편 묵상과 기도를 통해 강론을 잘 준비하고, 개인생활에 치우쳐 사목에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치스러운 생활로 비난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고, 신자들이 본당 신부나 수도자들로 인해 상처받지 않도록 사려 깊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본당 사목위원이나 단체장들과 갈등 때문에 신앙생활을 쉬는 이가 나오지 않도록 신자들에게 존경 받는 이를 단체장 또는 임원으로 임명하고, 이들의 성화를 위한 영성생활을 장려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기복신앙에 빠진 신자들은 인간적 시련이나 고통을 당할 때 자칫 하느님을 원망하고 냉담에 빠지기 쉬우므로 이들이 신앙적으로 성숙해지고 성덕에 이를 수 있도록 잘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가족 구성원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소공동체 모임이 잘 될수록 냉담교우 예방에 긍정적 효과가 있으므로 가정 성화와 소공동체 활성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업 실패, 경제적 빈곤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교무금과 헌금 부담을 덜어주고, 냉담했다 돌아온 신자들의 밀린 교무금도 탕감해 줄 것 등을 제안했다.

0.1%의 관심만 가져도 회두 가능

 한편 수원교구 오전동본당 정상순(엘리사벳)씨는 자신의 냉담교우 권면 사례 발표를 통해 '0.1%의 관심만 가져도 냉담교우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참석자들에게 냉담교우 회두 의지를 북돋워줬다.
 이어 수원교구 산본본당 소공동체위원회 부회장 김일향(카리타스)씨는 약 1년 반에 걸쳐 735명을 회두시킨 본당의 냉담교우 찾기 운동 사례를 발표, "냉담교우 가정을 일일이 방문한 본당 신부님 노력과 활성화된 소공동체 역량이 큰 빛을 발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교구 길음동본당 김복순(모니카)씨는 시어머니와 갈등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17년간 냉담했다가 교회로 돌아온 체험을 발표, 참석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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