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탄생의 기쁨 재인식"

도서명 : 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일기(도서출판 산하)
서울 의왕 오전초 3 정지완 아빠 정재용


그림: 「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일기」 중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책 제목에서 난 10년 전 기억을 떠 올렸다.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내의 첫 아이 임신을 알게 되었다. 병원에 다니는 아내는 일주일 단위로 아기의 초음파 사진을 찍어왔다. 우리 부부는 신기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아기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하느님께 건강한 아기를 낳게 해달라는 기도와 함께 아기가 자라는 모습에 바뀌어가는 우리 부부의 삶을 육아 일기에 담았다. 그 때의 기억이 책 제목을 보는 순간에 떠올랐던 것이다.

  우리 부부는 천주교 신자다. 천주교에서는 결혼 전에 혼인교리라는 것을 받는 것이 의무여서 우리 부부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 저녁 시간에 혼인 교리를 받으러 서울의 모 성당에 다녔다. 원치 않는 아이를 임신하게 되어 낙태를 하는 영상에서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하고 휴지통에 버려지는 핏덩이 아기를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 그리고 오만한지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생명을 정말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 있고, 또 신이 주신 축복을 누리고자 말도 못하게 긴 시간을 고통과 인내로 보내야 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우리는 너무도 당연한 듯 받아들이거나 잊고 살아가는 듯하다.

  책을 읽어 가면서 책 속 주인공은 실존 인물이며, 주인공 곰 아저씨와 그 사람 주변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주 작은 생명이지만, 곰 아저씨는 자신의 생계를 저버리고 그 생명체를 지키기 위해 한 달이 넘는 시간을 그들에게 바친다. 하루하루 변해가는 모습을 신기해하고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기록에 남겼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육아일기라는 것을 쓸 때의 느낌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우리는 모두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언젠가는 우리 역시 부모가 된다. 아이를 임신했을 때 부모들이 느끼는 그 행복, 아이를 낳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주인공은 비록 당시 결혼을 하지 않아서 자기 아이를 가졌을 때 기쁨은 알지 못했을지는 모르지만, 분명 생명체의 탄생 과정에서 아내와 아이를 둘 다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긴박한 순간이 떠올라 주인공의 아픔이 느껴지는 듯 했다.

책은 아주 단순하고 짧은 내용이지만, 나에게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떠올리게 하는 좋은 시간을 선물해 준 것 같다. 잊혀져 있던 생명 탄생의 기쁨과 설렘을 다시 떠올리게 해 주었다. 우리 모두에게 생명 탄생은 단순한 자연의 섭리 속에 반복되는 일상이 아니라, 바쁜 생활과 시간이라는 핑계로 모두에게 잊혀져 있지만,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아름다운 것인지를 기억하게 해주었다.

 낙태와 심지어는 자신의 자식을 죽여 냉장고에 넣어 두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우리는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분명 우리 부모님은 나를 낳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셨을 것이고, 나 역시 내 아이를 낳고 그랬다. 시간이 흘러 내 아이가, 자신의 자식을 낳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우리가 잊어버리고 사는 이러한 감동의 순간들을 기억한다면, 낙태와 살인과 같은 일들은 벌어지지 않는 따뜻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또한 사람뿐 아니라 자연 속의 모든 것들은 이러한 기쁨과 감동의 순간에 세상에 주어진 선물이며, 벌레 한 마리라도 죽이지 않기 위해 짚신을 신고 다니시던 옛날 스님들의 마음을 배워야 할 것이다. 지금을 사는 우리는 생명 탄생의 기쁨과 자연의 소중함을 우리만 느끼고 누릴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느낄 수 있도록 물려주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올해가 가고 따뜻한 봄이 오면, 아이들을 데리고 단양에 있는 새한 서점을 둘러 봐야겠다. 아이들은 그 곳에서 곰 아저씨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으려나….